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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닷컴's 블로그
등짝이 부러질듯 하다.오전부터 해가 질때까지 두들기고 또 두들겼다.탈곡기에 하면 좋으련만 아직 덜 마른 콩대탓에 마구 두들겼다. 어머니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신다.그래도 꽃지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태양이 내아준 노을은 언제나 황홀한 하기만 하다.
오늘은 긴장이 풀렸는지 나른한 하루? 아니 하루종일 농땡이를 쳤다. 어제 저녁에 쳐 놓은 텐트 안에서 오후까지 잠이 들어 버렸다. 어머니는 밭에서 일하다가 점심때가 되어서도 나의 인기척이 없자 한참뒤에야 농장에 오셔서 내이름을 크게 목놓아 부르셨다. "ㅇㅇ야" 이놈이 살은겨? 죽은겨? 밥때가 남았는디두 부르지두 않고 안에서 돼쟜나? 혼잣말을 하신다. 순간 눈을 떠보니 오후 3시가 다 되어간다. ㅎㅎ 농막 안에서는 밤늦게 잠을 못 자는데 텐트에서 깊은잠이 들고야만 것이다. 일어나 얼른 돼지고기구이 세팅을 하고 늦은 점심을 준비했다. 먹고나니 해가 뉘엿뉘엿... 어둠이 몰려온다. 재빨리 보리차로 믹스커피를 타서 어머니와 함께 마시며 또다시 야근? 야간 작업 준비를 한다. ㅠㅠ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잎이 많이 떨어져서 비교적 많이 익었다. 이때 필요한건 스피드! 인간과 동물들과의 한판승부가 시작된다. 주변에 논으로 둘러싸여 지지난주까지 벼수확을 한 주변의 논에는 동물들에게 이제는 먹을게 없다. 콩이 익어가는 우리농장에 들쥐며 너구리 고라니가 호시탐탐 콩을 노리고 있다. 밭 울타리 주변엔 벌써 들쥐들의 구멍이 여러군데 나있다.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달렸고 해가 진 이후에 정당한 콩대들을 농막 앞 천막까지 끌어다 놨다. 내일도 화이팅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