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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닷컴's 블로그
오늘도 서리태 탈곡 중 이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를 태운 휠체어를 미시며 산책하시던 할머니가 밭에 들어 오셨다. 우리가 없을때 자주 이용하던 산책코스였는데 서리태콩 한말을 사고 싶다 하시면서 내일 돈을 가지고와서 사 가시겠다고 한다. 약 2키로 떨어진 곳에서 사시는데 꽃지해수욕장까지 휠체어를 미시며 산책을 자주 하시는듯 하다. 20여년전에 안면도로 내려와 펜션하다 지금은 소규모 농사와 전원생활을 즐기신단다. 암튼 내일을 기약하며 휠체어를 마시며 떠난 어르신들... 약 한 시간 뒤! 저 멀리서 희미하게 휠체어를 밀고 밭을 향하는 노부부가 보였다. 이번에는 반대로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마시고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아계셨다. 😂 그새 집에까지 가갔다가 돈을 가지고 오신거였다. 아들이 콩을 좋아하신다며 마음급히 콩을..
어제까지만 해도 날씨가 따뜻해서 버틸만 했는데 오늘은 워낙 추워서 일하기가 힘들었다. 어머니는 아침 일찍 나가셔서 오후 늦게까지 작업하시는데 나는 점심 때가 되어서야 밖에 나와 어머니 손을 보탰다. 어머니는 손돌이깨로 콩을 두드린 다음에 바람을 들여 검불을 날리고 나는 포대에 깨끗한 콩들을 주어 담았다. 포대에 담긴 콩들은 정선 작업을 위해 텐트에 임시 보관을 하였다. 이제 서리태 수확 반을 하였다. 내일부터 점점 더 추워질 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잘 버텨낼 수 있을지 또 빠르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음식이라도 잘 먹어야 될 텐데 점심에는 매일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상이다. 얼른 작업을 마무리하고 어머니와 몸보신을 해야겠다.
주말동안 바짝 말르라고 밭에 콩대를 널어 놨었다. 일부 수거하여 어머니와 함께 손도리깨로 콩을 두들기고 시작했다. 날씨도 오락가락하더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하였다. 두어시간 밖에 작업 못하고 농막으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점심도 못먹고 일만 했는데 성과가 별로 없다. 빨리 털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은 긴장이 풀렸는지 나른한 하루? 아니 하루종일 농땡이를 쳤다. 어제 저녁에 쳐 놓은 텐트 안에서 오후까지 잠이 들어 버렸다. 어머니는 밭에서 일하다가 점심때가 되어서도 나의 인기척이 없자 한참뒤에야 농장에 오셔서 내이름을 크게 목놓아 부르셨다. "ㅇㅇ야" 이놈이 살은겨? 죽은겨? 밥때가 남았는디두 부르지두 않고 안에서 돼쟜나? 혼잣말을 하신다. 순간 눈을 떠보니 오후 3시가 다 되어간다. ㅎㅎ 농막 안에서는 밤늦게 잠을 못 자는데 텐트에서 깊은잠이 들고야만 것이다. 일어나 얼른 돼지고기구이 세팅을 하고 늦은 점심을 준비했다. 먹고나니 해가 뉘엿뉘엿... 어둠이 몰려온다. 재빨리 보리차로 믹스커피를 타서 어머니와 함께 마시며 또다시 야근? 야간 작업 준비를 한다. ㅠㅠ